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이명
건강한 사람에게도 짧은 기간동안의 이명은 쉽게 유발될 수 있는데, 그 예로써 매우 조용한 환경에서는 90%
이상의 사람이 이명을 경험한다는 것 입니다.
1953년 Heller 와 Bergman은 간단하지만 매우 의미 있는 실험결과를 발표 하였습니다. 청각장애나 이명이 없는
건강한 대학생 80명을 대상으로 모든 외부 소리가 차단된 지극히 조용한 환경에 노출시킨 다음, 무엇이 들리는지
기술하도록 하였는데 5분 후에 전체 학생의 93%가 머리 혹은 귀 안에서 붕붕거리는 소리, 맥박 치는 소리,
삐 하는 소리 등을 경험하였다고 보고 하였습니다.
우리 몸의 청각신경은 외부 소리자극 없이도 불규칙 하지만 어느 정도의 전기신호를 기본적으로 만들어 내고
있는데 이를 "spontaneous neuronal activity" 라고 하며, 평상시 우리 대뇌는 이러한 불규칙한 상태를
"조용함"으로 인식 하고 있습니다. 만약에 외부에서 어떠한 소리가 전달되면 불규칙한 "spontaneous activity"는
규칙적인 형태(synchronization)로 변하게 되며 이러한 상태를 대뇌는 "소리"로 인식하게 됩니다.
또한 상기 실험에서와 같이 주변 환경이 지극히 조용해지면 "spontaneous activity"는 평상시와 다른 형태를
보이기 시작하고, 우리 대뇌는 이러한 평상시와 다른 "spontaneous activity"를 소리(이명)로 인식하게 됩니다.
이와 같이 이명은 환경에 따라서 누구라도 경험할 수 있는 증상 입니다.
아울러 소음성 난청에서의 병적인 이명 역시 "spontaneous activity"의 변질과 관련 되어 있다고 보고된 후,
앞으로 이명의 기전과 치료약물을 개발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가 되고 있습니다.
빈도
현재 우리나라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명으로 고생하는지에 대한 연구는 이루어 지지 않았으나 미국과 유럽에
서 발표된 바를 참고 하자면 전 인구의 약 17% 가량이 이명을 가지고 있으며, 65세 이상에서는 약 30%가 이명을
느끼게 된다고 합니다.
미국의 경우 전체 인구의 17%인 5천만 명 가량이 이명을 가지고 있는데, 이들 중 약 1천2백만 명 가량이 심한
이명으로 인하여 병원을 찾게 되며, 약 2백만 명 가량은 이명으로 인하여 사회생활에 지장을 초래 한다고 보고
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군복무, 산업화, 인구의 노령화 추세 등을 고려하면 많은 사람이 이명으로 고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명의 발생요인
이명의 실체가 무엇이며, 이명이 어떻게 발생하는지에 대한 정확한 기전은 아직 알려지지 않은 상태 입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이명은 내이 청각신경 말단이 파괴될 때 흔히 발생한다는 것이 잘 알려져 있으며, 관련된
이명 유발 요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강한 소음, 일부 약물 (이독성 항생제, 항암제, 이뇨제, 아스피린, 소염제, 향 정신 약물), 알레르기, 외이도 및
중이염증, 하악관절증(temporo-mandibular joint syndrome), 심혈관계 질병(고혈압, 저혈압), 일부 종양,
이 경화증(otosclerosis), 갑상선 질환 , 두경부 외상 등의 경우에 흔히 유발됩니다.
이명의 약 15% 가량은 여러 가지 질병과 관련되어 나타나며, 따라서 약물이나 수술방법을 통하여 동반된 질병을
치료함으로써 이명을 없앨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을 차지하는 85%의 이명은 특정 질병과 관련되지 않거나, 질병 후의 후유증으로 발생하는 만성
주관적 이명(subjective tinnitus)으로써 치료에 많은 세심함을 요구하게 됩니다.
이명은 청력을 방해하는가!
많은 사람이 이명으로 인하여 다른 소리를 잘 들을 수 없다고 느끼지만, 이명이 난청을 악화시키지는 않습니다.
난청이 있는 많은 경우에서 이명을 동반하며 아울러 이명을 악화 시킬 수 있는데 이 때 마치 이명 때문에 난청이
더욱 악화 되는 것으로 느낄 뿐 입니다.
이명이 있는 사람의 약 90%는 동시에 어느 정도의 난청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고음 영역 청각장애를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이명이 있는 경우에는 많은 경우에서 난청의 동반을 예상하여야 하며, 나아가 더 이상의 청력소실을
예방하기 위해 많은 주의하여야 합니다.
치료개념
그 동안 이명을 줄이기 위한 많은 치료방법이 소개되어 왔지만 보편적으로 사용하기에 타당 하다고 밝혀진
방법은 없는 상태 입니다.
현재로써 바람직한 이명의 치료 방침은
첫째, 이명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잘못된 지식과 믿음을 없앰으로써 이차적인 이명의 증폭현상을 방지하여야
하며
둘째, 이명신호를 대뇌 안에서 적응(central adaptation)시키고 습관화(habituation) 함으로써 이명으로 인한
괴로움을 줄이며
셋째, 이명을 악화시키는 요소를 주의 하는데 있습니다.
과민청각(Hypersensitivity of Hearing)
누구에게나 계속적이고 강한 음은 불쾌감을 주게 됩니다. 그러나 일부 사람들은 청각이 특히 예민하여 일상
생활에서 흔히 일어나는 소리(쟁반, 컵 부딪히는 소리, 아이들 떠드는 소리, 자동차 소리, 여자 목소리, 문 닫는
소리 등등)에 불쾌감을 느끼게 되고, 생활에 지장을 가져오게 됩니다. 이렇게 청각이 특히 예민해 지는 이유는
청각과민증(Hyperacusis), 소리공포증(Phonophobia), 누가현상(Recruitment phenomenon)의 세가지 현상이
관련되어 발생합니다. 많은 경우에 있어서 난청이 동반 되지만 때로는 정상 청력에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 청각과민증(Hyperacusis)
정상적인 상태에서.외부 소리가 와우에 도달하면 약 10.000개의 청신경세포는 전달된 소리를 전기 신호의 형태로
바꾸어 1/20초 이내에 대뇌의 청각센터로 전달함으로써 우리가 소리를 인식하게 됩니다. 이 때 전달되는
전기신호는 그 크기가 증가 되기도 하고 감소 되기도 합니다.
큰 소리라도 별 의미가 없는 경우라면 중추신경 속에서 증폭을 작게 하여 뇌간에서 제거 되기도 하며,
작은 소리라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경우에는 증폭을 크게 하여 대뇌에서 뚜렷이 인식 할 수 있게 만듭니다.
다른 표현으로는 생존반사(Threatening reflex)라고도 하는데, 초식 동물은 심하게 흔들리는 나뭇가지 소리를
무시할 수 있지만, 맹수가 접근하는 중요한 의미의 소리는 작더라도 아주 예민하게 듣도록 훈련이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증폭은 경험과 학습에 의하여 훈련 되며 나중에는 우리가 의식하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게
되는데, 이에는 정서 및 기억을 담당하는 limbic system이 밀접하게 관여하고 있습니다.
Hyperacusis는 보통 크기의 외부 소리를 중추 신경계 내에서 특별히 의미 있는 소리로 간주하여 이를 비정상적
으로 크게 증폭하기 때문으로 설명하는데 대개의 경우 와우(Cochlea) 기능은 정상인 경우가 많습니다 Hyperacusis에 대한 기준(dB HL)을 국제적으로 정한 바 없지만, 증상과 더불어 불쾌 역치가(loudness Discomfort level) 100dB HL보다 낮아지면 의심할 수 있습니다.
■ 누가현상(Recruitment phenomenon)
누가현상이란 내이의 감각신경 파괴로 인하여 외부 소리의 작은 변화를 큰 변화로 감지하게끔 변형된 것을
말합니다. 각 주파수대에서 어음청취역치와 불쾌역치와의 차이를 "Dynamic Range" 라고 하는데, 누가현상이란
좁아진 "dynamic range" 상태를 말합니다.
주로 유모세포(Hair ce)가 파괴 되었을 때 볼 수 있는데, 둔화된 소리전달을 만회하기 위하여 더욱 많은
청신경 섬유들이 소리전달에 참여하고 간섭 함으로써 발생합니다. 누가현상이 있다고 반드시 소리에 불쾌감을
갖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청력이 정상인 상태에서 발생하는 Hypersensitivity는 Hyperacusis (혹은 Phonophobia 동반) 때문이며,
청력저하가 있는 상태에서 발생하는 경우에는 Hyperacusis, Phonophobia, Recruitment가 단독 혹은 혼합하여
작용하게 됩니다.
■ Phonophobia(고성공포증, 큰소리공포증)
이는 실제 중추 청각신경계에서의 증폭 작용은 없으나 limbic system(대뇌변연계)과의 비정상적인 연결로 인하여 소리를
두려워하게 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러한 경우 환자를 안심시킨 후 불쾌역치(oudness discomfort eve)를
측정하여 보면 정상 수준을 보이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Hyperacusis가 있는 경우에는 Phonophobia가 동반되며, Hyperacusis의 치료가 끝난 후에도 Phonophobia가 지속되는 경향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