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청기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이 꽤 많습니다.
1. 보청기를 잘 착용하지 않는 이유는?
① 귀"=청력"에 맞지 않아서 껴도 잡음만 나고 시끄럽기만 하니까
② 보청기를 끼면 귀가 답답하고, 말소리가 들려도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으니까
③ 남의 눈에 뜨여서 창피하니까
2. 보청기는 자신의 청력에 맞아야 합니다.
청각장애인이라고 해서 들리지 않는 상태가 누구나 다 똑같은 것은 아닙니다.
자동차가 급정거할 때 나는 "끼-익" 소리와 같은 높은 소리를 잘 못듣는 사람 "高音障碍形(고음장애형)"도 있고,
반대로 북칠 때 나는 "둥-" 소리와 같은 낮은 소리를 잘 못듣는 경우 "低音障碍形(저음장애형)"도 있고,
낮은 소리나 높은 소리나 다 조금씩밖에 안 들리는 경우 "水平形 및 山形(수평형및 산형)" 등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또한 고음을 못듣는 사람 중에도 주파수가 높아질수록 차츰 더 못 듣는 경우 "高音漸傾形"가 있는가 하면,
저음은 잘 듣는데 고음역의 어느 부분에서부터 뚝 떨어져 고음만 못듣는 경우 "高音急墜形"도 있습니다.
또한 왼쪽귀와 오른쪽귀의 청력도 서로 다릅니다.
이렇게 난청형이나 정도가 여러 가지이므로 정확하게 청력검사를 받은 다음에 전문가의 권유대로 보청기를 선택하거나 조절받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3. 보청기를 바로 착용하면 잘들려야 하는데?.
특히 선천성난청 또는 실청한 지 10여년이 지난 다음에 보청기를 구입한 사람 중에 이런 일이 많습니다.
보청기란 소리를 크게 해서 전해주는 기계일 뿐입니다. 들려오는 말소리의 뜻을 풀이해서 가르쳐주는 신통한 물건이 결코 아닙니다. 이런 일은 사람의 머리 "頭腦"만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즉 우리가 외국어를 공부하듯이 항상 보청기를 통해서 들려온 소리가 무슨 뜻인지 생각하고 이해해서 머리 속에 기억해 놓아야 그 다음에 그 말소리의 뜻을 알아듣게 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항상 보청기를 끼고 적어도 1년 이상 스스로 듣는 힘 "聽知覺能力"을 길러나가야 되는 것입니다.
4. 보청기를 처음 착용하면 답답한 것은 2~4주간의 적응기간이 필요합니다.
보청기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귀 안에 귓틀 -이어팁이나 이어몰드-을 껴야 되는데, 귓틀이 외이의 피부에 눌러붙기 때문에 답답한 느낌이 들게 됩니다. 보청기에서 나온 소리가 조금도 새지 않고 100% 귀에 전해지기 위해서는 귓틀을 외이도에 딱 맞게 만들어야 되므로, 압박감이 들 수 밖에 없는데, 이에는 익숙해지는 수밖에 도리가 없습니다. 대체로 2∼4주 이내에 익숙해지게 됩니다. 안경도 처음에는 콧 등이 답답하고 귓바퀴가 눌리는 듯 합니다만, 자꾸 끼다보면 그런 느낌을 잊어버리게 되는 겁니다.
보청기를 처음으로 끼는 사람 중에는 잘 알아듣지 못하겠으니까, 볼륨을 올려서 소리를 지나치게 크게 하고선 시끄럽다고 끼지 않는 사람이 많습니다.
감음성 난청의 특징을 이해하고, 전문가가 조절한 대로 둔 상태에서, 말소리를 이해하도록 노력해야 됩니다. 또한 가족이나 동료들도 이 점을 이해하고 본인이 초기의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협조해 주어야 됩니다.
5. 보청기를 착용하면 창피하다는 이유로 보청기 끼기를 싫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장애'란 이 사회에서 생활하기에 불편한 것이긴 해도 창피한 것은 결코 아닙니다.
눈이 잘 안 보이는 사람이 잘 보기 위해서 안경을 이용하는 것이나, 귀가 잘 안 들려서 보다 잘 들으려고 보청기를 이용하는 것이나, 인간의 힘만으로써는 안되는 것을 해내기 위하여 기계를 이용하는 점에서는 모두 같습니다.
'남들은 안 그런데 왜 나만 장애를 입었는가?'하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사회규정상, 생활하기에 불편한 장애를, 겉으로 나타나는 장애만으로 구분하고 인정하고 있습니다만, 인간사회에서 가장 창피한 것은 인격장애 "人格障碍"입니다.
보청기를 낀 것이 창피한 것이 아니고, 남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면서도 알아들은 척하거나, 남이 알아들을 수 있게 말할 수 있도록 노력하지 않은 사실이 창피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보청기를 자신의 귀라고 생각하고, 그에 익숙해지도록 노력해야 됩니다.